장애인의 QOL 지표

1. 삶의 질 연구의 필요성

 사회가 경제적으로 발전할수록 소외계층의 인권문제는 주요 이슈가 되며, 그 가운데 장애인의 문제는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마이너리티(minority) 그룹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장애인복지의 기본이념인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 참여와 평등을 통하여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접근권 및 이동권의 확보가 필요하다. 현재 교통약자의 이동성(mobility)보장은 세계적으로 그 필요성과 중요성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1997년 4월 10일「장애인 · 노인 ·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으며, 2005년 1월27일에는 보다 실질적인 교통약자의 이동성을 확보하고 자치단체별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하여 실천할 수 있도록「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을 제정하여 공포하였다. 동법에서 교통약자라 함은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자, 어린이 등 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자”를 말한다(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제2조 제1항 2009.12.29 개정).

 이와 같이「장애인 · 노인 ·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제4조에서는 접근권에 대해서 “장애인등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장애인등이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과 설비를 동등하게 이용하고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개정 2003.12.31)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2005년 제정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제3조에 의하면 이동권은 “교통약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교통약자가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모든 교통수단, 여객시설 및 도로를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삶의 질(Quality of Life: QOL)이란 참살이(well-bing), 복지(welfare), 만족도(satisfaction), 행복감(happiness) 등과 유사한 개념으로 이들의 상위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삶의 질에 관한 학문적 연구는 1940년대에 최초로 논의가 되기 시작하였으며(Tollman, 1941; Gross, 1966), 삶의 질이 학문적 연구의 대상으로 된 것은 Bauer(1966)가 사회지표(social indicators)에 관한 저술을 발간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임희섭, 1996 재인용). 그리고 이러한 「삶의 질」이 국제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정치 및 경제적으로 안정기에 들어선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로 볼 수 있다(小島蓉子, 1987).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은 1960년대 후반 미국이나 유럽에서 시작되었다(Franco, 1974; 三重野卓, 1990; 小島容子, 1984; 小島蓉子, 1987). 그 배경으로는 다음의 2가지의 가치관의 대두를 들 수 있다. 첫째는 중화학공업의 발전에 의해 유지된 경제성장이 물질적인 생활수준의 향상을 가져오는 한편 공해의 발생이나 자연환경의 파괴, 빈부차 등을 발생하게 하는 사회적 문제로서 인식한 것이 그것이다. 그것에 따라 사람들은 경제성상의 촉진이 반드시 살기 좋다는 것이나 행복과 직결되는 것이 아니다고 하는 인식이 고양(高揚)되고 지금까지의 물질적인 것, 즉 양적인 것에 가치를 둔 가치관에서 심리적인 것, 즉 질적인 것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이행되었다. 둘째 요인은 물질적인 혹은 양적인 것에 대한 욕구 자체의 포화이다. 소비재의 보급, 물건으로 넘치는 시장, 물질적으로 안정된 생활수준이 확보됨으로서 일종의 풍부함을 경험한 사람들은 보다 고차적인 욕구를 추구하게 되고 그것이 생활의 질적인 충족, 즉 생활의 질의 향상이라고 하는 슬로건으로 집약되고 있다.

 삶의 질(Quarity of Life)이란 Dalkey & Roureke(1973)가 지적한 것처럼 “QOL이란 개인의 안녕감, 생활상의 만족․불만족감 및 행복감․불행감이다”라고 하는 정의에 따라 “QOL이란 개인의 주관적인 만족감에 따라 나타난 포괄적 개념이다”라고 볼 수 있다. 또한 QOL의 구성개념으로서 최근 의학분야에서 넓게 이용되고 있는 QOLI(Quarity of Life Index, Ferrans & Power, 1985)나 국민생활 선호도조사(経濟企劃廳 國民生活局, 1994, 1994)에서 제창하고 있는 “주관적 만족감이나 개인이 갖는 이상(요구수준)과 실제의 충족감(달성수준)과의 차이이며 이상이나 요구도와 실제의 충족감이나 달성도의 차이가 QOL이다”라고 하는 개념을 근거로 “주관적인 만족감을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상태에 대한 중요도와 충족도의 일치정도이다”라고 볼 수 있다. 또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서는 주관적인 측면과 객관적인 측면의 총계가 QOL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다(OECD, 1974).

2. 삶의 질의 정의

 일반적으로 삶의 질의 정의는 학자에 따라 다양하다. 上田敏(1994)에 의하면 삶의 질이란 암의 경우는 「생명의 질」, 심장병의 경우는「생활의 질」, 재활분야에서는「삶의 질」이라고 하였으며, Young(1973)은 ‘객관적인 지표에 의해서 측정이 가능한 경제적 환경을 통해 측정되는 것’으로 객관적 차원의 삶의 질을 주장하였으며, Zhan(1992)은 ‘한 사람이 자신의 생활 경험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스러워 하는 가’라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주관적 차원의 삶의 질을 주장하였다. 즉, 객관적 차원의 삶의 질은 특정한 사회의 객관적인 삶의 조건과 환경을 의미하는 것이며, 주관적 차원의 삶의 질은 만족도나 행복감을 나타내는 개인의 삶에 대한 인지적·정서적 평가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삶의 질은 극히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고 그 정의도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삶의 질에 관한 연구는 Quality(질) 이라고 하는 포괄적인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서 3가지 입장으로 대별할 수 있다.

 첫째 입장은 삶의 질은 통계적으로 객관화하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 여기에는 개인의 생활환경에 준거해서 삶의 질을 사회적으로 편하게 생활하는 것과 거의 동의어로 정의하고 있다. Benn(1973)에 의하면 삶의 질이란 “사람들을 여유와 행복하게 하는 동시에 만족한 생활을 향수(享受)하게 하는 기대를 극대화하도록 한 사회시스템의 창조와 유지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둘째 입장은 삶의 질은 주관적인 평가에 의해서 규정된다고 하는 견해이다. 이것은 삶의 질을 삶의 보람이나 만족감, 생활전반에 대한 충실감과 거의 같은 의미로 정의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Mitchell & Logothetti & Kantor(1973) 등은 삶의 질을 “어떤 개인이 일정기간에 있어서 자기자신의 욕구에 대해서 인식하거나 감지하는 만족감이다.”라고 정의하고 개인의 주관적 만족감이 삶의 질을 규정하는 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외도 George(1980)나 Henshaw(1975) 등은 삶의 질을 주관적인 만족감과 거의 같은 의미로 파악하고 있다.

 셋째 입장은 인간의 활동영역의 극히 일부를 한정적으로 제한해서 삶의 질의 고저를 논하는 것에 대한 찬반에서 전술한 2가지 입장을 융합시키는 입장, 즉 개인의 주관적 평가와 함께 생활환경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 삶의 질이라고 하는 입장이다. 미국환경보호청(EPA)은 삶의 질이란 󰡒집단 및 개인의 안녕 및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는 환경 그것의 안녕이다.󰡓라고 하고 개인의 Well-being만이 아니라 사회전체의 객관적인 만족을 포함한 것이 삶의 질이라는 정의를 내리고 있다(EPA, 1973). 또 OECD(경제개발협력기구)에서는 주관적인 측면과 객관적인 측면의 총계가 삶의 질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다(OECD, 1974).

3. 삶의 질의 지표

 삶의 질은 시대나 종교 등에 의해 좌우되는 상대적이고 가치 지향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무수히 존재하는 가치관을 일률적으로 정의하는 것이 곤란하고, 또한 포괄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측정지표는 학자에 따라 극히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Kottke(1982)는 1) 기관(기관계)의 수준의 생존, 2) 심리 및 생리적인 평형상태, 3) 대인관계의 재확립과 지역사회에의 재통합의 개시, 4) 사회에의 공헌, 5) 개성적이고 창조적인 사회참가 등을 제시하고 있다.

 上田敏(1984)는 1) ADL, 2) 노동․일, 3) 경제생활, 4) 가정생활, 5) 사회참가, 6) 취미, 7) 문화활동, 8) 여행․여가활동, 9) 스포츠의 9개 영역을 제시하고 있다. 

 Blunden(1988)은 1) 신체적 행복감, 2) 물리적 행복감, 3) 사회적 행복감, 4) 인지적 행복감으로 구성된 4개 하위영역을 제시하고 있다. 

 Goode(1989)는 객관적 지표로서 1) 지역생활의 질, 2) 작업생활의 질이 있으며, 사회 심리적 지표와 만족도 지표로서 1) 지역생활의 질, 2) 작업생활의 질을 제시하고, 개인과 환경의 적합성과 사회 생태학적 지표로서 1) 지역생활의 질, 2) 작업생활의 질을 제시하고있다.

 Hicks 등(1992)은 Ferrans & Powers가 개발한 QOL의 index를 간이식 환자용으로 수정한 QOL-LT라는 지표를 개발하였다. QOL-LT는 1) 건강 및 기능, 2) 사회․경제적인 면, 3) 심리․정신적인 면, 4) 가족에 대해서 중요도와 만족도로 대답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지표를 이용한 삶의 질에 대한 대표적인 연구의 방법은〈표 2-3〉과 같이 4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대상군별로 중요한 사항의 패턴을 비교하여 개인에 따라서 중요한 사항의 순위를 정하는 방법이다. 둘째는 개인에 따라서 중요한 사항 전체를 기술하게 하여 크러스터 분석(Cluster Analysis) 등에 의해 개인에게 중요한 사항의 요소를 추출하는 방법이다. 셋째는 직관적인 인상을 중시하는 방법으로서 하나의 선 위에 삶의 질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넷째는 치료의 전 후의 척도치의 변화를 총득점, 혹은 요소별 득점의 유의차를 검토하는 방법이다.

 지금까지의 삶의 질의 연구에서 측정하고 있는 것을 개관하여 보면 종축의 한쪽 끝은 전체적인 삶의 질과 부분적인 삶의 질을 의미한다. 횡축에서는 삶의 질의 객관적 측면과 주관적 측면을 의미한다. 객관적이란 평가의 주체가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외부자이며, 외부자의 판단으로 삶의 질이 결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나오는 데이터는 과학적이며, 상대적인 데이터이다. 주관적이란 평가의 주체가 개인이며, 삶의 질의 측면을 체험하고 있는 개인이 결정하는 것을 의미하며, 어디까지나 개인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 중시한다.

4. 삶의 질의 결정요인

 삶의 질을 객관적인 삶의 조건에 대한 개인 또는 집단의 인지적 평가라고 정의할 수 있다면,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체계는 객관적 지표와 주관적인 지표들의 체계적인 종합에 의해 구성되어야 한다(임희섭,1996).

 먼저 삶의 질의 객관적인 지표들은 1인당 국민소득이나 취업률, 취학률, 범죄률, 범죄자 검거율, 산재율, 의사 1인당 인구수, 병상당 인구수, TV보급률 등의 “객관적으로 관찰가능한” 외재적인 준거(Johnson, 1988)와 개인의 기대 또는 열망수준을 기준으로 한 상대적 만족 또는 불만을 측정하는 지표체계로서 Chubon의 생활상태조사, Frisch의 삶의 질 조사, Pavot와 Diener의 생활만족척도 등 주관적인 지표는 크게 내재적인 준거에 의한 지표체계와 외재적인 준거에 의한 지표체계로 나눌 수 있다(Chubon, 1987; Frisch et al., 1992; Chibnall and Tait, 1990; Pavot and Diener, 1993).

 그러나 삶의 질에 대한 다양한 가정과 접근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지표와 주관적인 지표는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하나의 지표체계 속에 통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실상 우리나라를 포함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용하고 있는 사회지표체계들은 객관적 지표들과 주관적 지표들을 혼합해서 사용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삶의 질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객관적 조건에 대한 주관적인 인지적 평가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삶의 질 지표를 구성함에 있어서는 모든 생활의 영역을 망라한다는 것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비현실적이다. 따라서 우리는 사회성원들이 자신의 삶의 조건을 평가하는 주요 영역(domains)이 무엇인가를 먼저 알아보고, 그와 같은 주요 영역들간의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임희섭,1996). 

 Evans는 1988년에서 1992년 사이에 실시된 삶의 질에 관한 8개 조사연구의 결과들을 비교한 연구에서 상호간에 높은 통계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명된 삶의 질의 주요 영역들로서 결혼만족(marital satisfaction), 직업만족(job satisfaction), 재정만족(financial satisfaction), 지역사회만족(community satisfaction), 결혼적응(marital adjustment), 종교적 만족(religious satisfaction), 가족생활의 질(family life quality), 가족의 복지(family well-being) 등을 들고 있다(Diener, 1994). Evans의 연구를 참고로 해서 삶의 질의 주요 영역을 재구성해 본다면, (1) 자아실현(self-realization)만족의 영역, (2) 경제적인 가계생활만족(financial satisfaction)의 영역, (3) 가족생활만족(family life satisfaction)의 영역(부부간의 결혼적응과 가족 및 친족관계포함), (4) 직업만족(job satisfaction)의 영역, (5) 여가생활만족(leisure satisfaction)의 영역, (6) 지역사회만족(community satisfaction)의 영역등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임희섭,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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